40대 직장인 L씨는 풀린 날씨에도 유독 추위를 타고, 몸도 푹 쉰 것 같은데도 계속해서 무겁고 나른한 느낌이 들어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게 되었는데요. 갑상선기능저하증이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겨울이라, 이어진 집콕 생활에 무기력해 진 줄로만 알았는데 질병이었다니 놀라웠지만 초기에 발견해 다행스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최근 배우 이승연이 갑상선기능저하증을 극복하고 다이어트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화제가 되었었습니다. 검색창에 갑상선기능저하증을 검색하면 '갑상선암', '갑상선기능항진증', '여성암' 등 연관검색어가 나타나는데요. 실제로 갑상선 암은 국내 여성암 중 1위를 차지하고 있고, 발병률도 매년 증가하고 있습니다. 갑상선암 외에도 갑상선 호르몬 분비에 이상이 생기는 갑상선기능 항진증이나 갑상선기능저하증 같은 질환도 꾸준히 느는 추세입니다.
갑상선과 갑상선 호르몬
갑상선은 목의 앞쪽 가운데 돌출부 바로 아래에 있는 가로 길이 4cm 정도의 나비 모양의 조직으로,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만드는 갑상선 호르몬을 분비합니다. 갑상선 호르몬은 우리 몸의 체온과 심장박동, 호흡, 위와 장의 운동을 실시간으로 조절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갑상선 호르몬 분비에 이상이 생기면 몸 전체에 이상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죠. 갑상선 호르몬은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갑상선자극호르몬에 의해 농도가 일정하게 유지되는데, 뇌하수체나 갑상선에 문제가 생기면 갑상선 호르몬 분비가 불균형해져 갑상선기능저하증이나 갑상선기능항진증 같은 증상이 나타납니다. 갑상선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체중이 급격히 늘거나 줄고, 무기력해지기 쉽습니다. 갑상선의 이상은 갑상선 호르몬과 갑상선자극호르몬의 농도를 측정하는 혈액검사와 갑상선의 크기와 모양 등을 파악하는 초음파 검사를 통해 진단할 수 있습니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이란?
갑상선 호르몬이 지나치게 많이 분비되거나, 부족하게 분비되는 경우 갑상선 질환으로 진단하는데요. 이 때, 갑상선 호르몬이 잘 형성되지 않아 그 농도가 저하되거나 결핍된 상태를 갑상선기능저하증이라고 합니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은 갑상선 자체에 이상이 생겨 발생한 일차성과 뇌하수체 이상으로 인한 이차성으로 분류되는데 대부분의 환자가 일차성이며, 이 중 70~90%가 만성 자가면역성 갑상선염입니다. 자가면역성 갑상선염은 자가면역 반응이 갑상선에 발생해 자가항체가 만들어져 염증 세포가 갑상선에 모여 갑상선 세포가 파괴되는 만성 염증 질환입니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은 여성 환자수가 현저히 많은데요, 일반적으로 자가면역 질환은 여성에서 더 흔하게 나타나 환자수의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 됩니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이 있으면 체온이 떨어져 심하게 추위를 타며 입맛은 없는 반면 체중은 증가하거나 얼굴이 붓고, 피부가 차고 건조한 증상이 나타나며 피로, 무기력, 무관심 등 의욕상실의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은 증상이 서서히 나타나는데 증상이 경미해 환자가 자각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난임 위험을 높이는 갑상선기능저하증
예상하지 못했던 난임의 원인으로 갑상선기능저하증이 꼽히기도 합니다. 갑상선에 이상이 생기면 성호르몬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으로 오랜 기간 임신을 계획했지만 잘 되지 않는다면 갑상선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은 여성의 경우 무월경, 생리불순 등의 배란 장애를 유발해 난임으로 이어질 수 있고, 남성의 경우 남성호르몬 수치의 이성으로 이어져 발기 부전, 성욕 감퇴 등의 이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특히, 갑상선 기능 저하가 있는 남성의 경우 정자의 수가 저하될 수 있어 임신을 계획하기 전에 갑상선 기능을 점검하는 것이 추천되는데요. 특히 가족력이나 과거 관련 질환을 앓았던 경우에는 반드시 확인하도록 합니다.
갑상선 질환이 있는 상태로는 임신이 어려울 뿐 아니라 임신 후에도 조산, 사산, 태아 신경관 결손 등 여러 가지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산모가 갑상선기능저하증을 앓고 있다면 모체의 갑상선 호르몬이 부족해져 태아의 뇌신경 발달을 방해하고 합병증의 가능성이 높아지게 됩니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의 치료 및 예방
갑상선기능저하증은 혈액 검사를 통해 진단하며 호르몬제를 투여해 부족한 갑상선 호르몬을 보충하게 됩니다. 대개 1년 정도 투여하면 4명 중 1명은 갑상선 호르몬 복용을 중단해도 될 만큼 치료되지만 대부분은 평생 호르몬제를 복용해야 합니다. 갑상선 전절제술을 받거나 방사선 요오드치료, 방사선 치료 등으로 갑상선이 파괴된 경우에는 갑상선 호르몬을 영구적으로 먹어 보충해야 하므로 무엇보다 정기적인 검진과 꾸준한 치료가 중요합니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지만 생활 속에서 갑상선 건강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요오드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요오드는 갑상선 호르몬의 주성분으로 섭취가 지나치게 부족하거나 과도하면 갑상선 기능 이상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단, 방사능 치료 시에는 요오드가 함유된 식품은 제한해야 합니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을 앓고 있다면 조금씩 자주 먹고 소식하되 비타민과 미네랄이 함유된 음식을 충분히 먹는 것이 좋습니다. 인스턴트 음식이나 자극이 강한 음식은 제한하고 금연과 금주 또한 필수입니다.
일교차가 크고 면역력이 약해지는 환절기에는 갑상선 건강에도 신경 쓰는 것이 좋습니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은 초기 증상이 적어 자각하기가 쉽지 않지만 자가면역 질환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가장 많은 만큼 생활 습관 개선이 중요합니다. 환절기인 것을 고려해도 갑자기 추위를 많이 타거나 식사량과 무관하게 몸무게가 갑자기 증가하는 등의 증상이 있을 때는 의료기관을 찾아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시기 바랍니다.